음주운전 혐의, 위드마크 공식 제대로 알면 길이 보입니다.

  | 2025. 05. 11 | 형사 변호

위드마크 공식, 피고인에게 유리한 적용 가능성은

음주운전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무거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하지만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 추정 방식인 ‘위드마크 공식’의 적용 과정에서 그 허점을 파고들어 혐의를 벗거나 감경받는 많은 사례가 존재합니다.

위드마크 공식이란 ?

위드마크 공식은 운전자가 술을 마신 시점이나 음주 측정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직접 측정하지 못했을 때, 마신 술의 종류와 양, 체중, 성별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특정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으로 추산하는 계산 방법입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1. 위드마크 제1공식 (최고 혈중알코올농도 추산): 운전자가 섭취한 알코올의 양 등을 기초로 이론상 가능한 최고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합니다.
  2. 위드마크 제2공식 (특정 시점 혈중알코올농도 역추산): 음주 운전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기초로,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거꾸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위드마크 공식이라 하면 이 제2공식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식의 기본 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C = {A × 체내흡수율} / (P × R) – (β × T)

  • C: 특정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 (%)
  • A: 섭취한 총 알코올의 양 (g) (음주량(ml) × 술의 도수(%) × 알코올 비중 0.7894)
  • P: 체중 (kg)
  • R: 성별 계수 (위드마크 계수. 남성 0.52~0.86, 여성 0.47~0.64 범위에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 적용)
  • 체내흡수율: 섭취한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는 비율 (통상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70% 적용)
  • β: 시간당 알코올 분해량 (%/hr) (개인차가 크며 0.008% ~ 0.03% 범위에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값 적용)
  • T: 음주 후 경과 시간 (시간 단위)

위드마크 공식,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핵심 포인트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때, 여러 변수와 전제 조건들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계산 결과의 증명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1. 전제 사실의 엄격한 증명 요구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기 위한 모든 전제 사실(음주량, 음주 시각, 최종 음주 시각, 운전 시각, 체중 등)은 엄격한 증명을 통해 명확히 밝혀져야 합니다.

  • 음주량 불분명: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이 정확히 특정되지 않거나 (예: 여러 명이 함께 마신 경우, CCTV 영상만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과 수사기관이 추산한 양이 다를 경우에 피고인에게 유리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습니다.
  • 체중의 정확성: 음주 당시의 체중이 아닌, 사건 발생 후 상당 기간이 지나 측정한 체중은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시간의 특정: 음주 시작 및 종료 시각, 운전 시각 등이 불명확하면 위드마크 공식 적용 자체가 어렵습니다.

 

2.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 vs 하강기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30분에서 90분 사이에 최고치에 도달했다가 이후 시간당 일정 비율로 분해되어 감소(하강기)합니다.

  • 상승기 운전: 위드마크 공식(특히 역추산 방식)은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른 후 하강하는 시점에 적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운전 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에 해당한다면, 실제 운전 당시의 농도는 나중에 측정한 농도보다 낮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위드마크 공식 적용에 매우 신중하며, 위드마크 공식에 의한 유죄가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시간 경과 불명확: 운전 시점이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명확하지 않고, 측정된 수치가 처벌 기준치를 약간 넘는 정도라면, 운전 당시에도 처벌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례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습니다.

 

3.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 적용 원칙

위드마크 공식의 여러 변수(시간당 알코올 분해율, 체내흡수율, 성별계수 등)에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특정 값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는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적용하여 계산 합니다.

  • 시간당 알코올 분해율(β):
    • 역추산 시 (운전 후 측정): 분해된 알코올 양을 최소로 계산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하므로, 가장 낮은 값(통상 0.008%/hr)을 적용합니다.
    • 추산 시 (측정 없이 음주량 기반): 최고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 후 특정 시간 경과 시점을 추정할 때는, 분해되는 알코올 양을 최대로 계산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가장 높은 값(통상 0.03%/hr)을 적용합니다.
  • 체내흡수율: 일반적으로 70%를 적용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합니다(낮은 흡수율 = 낮은 혈중알코올농도).
  • 성별계수(R):
    • 일반적 추산/역추산: 남성의 경우 0.86을 적용합니다.
    • 운전 후 추가 음주 시 추가 음주량 계산: 측정된 농도에서 추가 음주로 인한 농도를 빼야 하므로, 이때는 추가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최대한 높게 계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따라서 체내흡수율은 높게 (예: 90%), 성별계수(R)는 낮게 (예: 남성 0.52) 적용하는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4. 운전 후 추가 음주 (일명 ‘물타기’)

운전을 마친 후 음주 측정이 있기 전에 추가로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는 경우, 법원은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에서 추가로 마신 술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제외하고 운전 당시의 농도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경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추가 음주량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계산(높은 체내흡수율, 낮은 성별계수 등)하여 공제하게 됩니다.

5. 음주 측정 과정의 적법성 문제

음주 측정 과정 자체의 위법성이나 오류 가능성도 다툴 수 있는 부분입니다.

  • 구강 내 잔류 알코올: 음주 직후 또는 구강 청정제 사용 직후 측정 시 구강 내 잔류 알코올로 인해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측정 전 물로 입안을 헹굴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 채혈 요구: 호흡 측정 결과에 불복할 경우 혈액 채취에 의한 측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정당한 요구에도 경찰이 채혈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호흡 측정 결과의 증명력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채혈 비용 부담 문제 등으로 본인이 최종적으로 채혈을 거부한 경우라면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 무죄 판결 사례의 시사점

실제 법원 판결례를 보면 위드마크 공식 적용의 허점이나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된 경우가 있습니다.

  • 운전 시점이 상승기였던 경우: 최종 음주 시점으로부터 90분 이내에 운전하여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역추산한 결과 처벌 기준치 미만으로 나온 사례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0고단1257,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고단1935)
  • 음주량 등 전제사실 증명 부족: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이나 음주 시각, 체중 등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아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거나, 유리하게 적용 시 기준치 미만인 경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고단1137,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고정853)
  • 가장 유리한 수치 적용 시 기준치 미만: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체내흡수율, 알코올 분해율 등을 적용했을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 사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2고정774)
  • 운전 후 추가 음주 시 유리한 공제: 운전 후 추가 음주를 하였고, 이 추가 음주량을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계산하여 공제한 결과,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 미만이 된 사례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3고단1387)

 

결론: 신중한 접근과 전문가의 도움이 중요

음주운전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범죄이며, 사회적으로도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억울하게 처벌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위드마크 공식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적용에는 여러 변수와 법리적 쟁점이 존재합니다.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위드마크 공식의 적용 과정, 사실관계의 증명 정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 운전 여부, 음주량 및 시간의 정확성,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의 적용 등은 적극적으로 다투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